여름

태양이 머리 위에 정직하게 선다.

세상은 숨조차 뜨겁다.

그늘마저 땀을 흘리며 자리를 옮기고,

바람은 제 몸을 잊은 채 길 위에 쓰러진다.

시간은 녹아내려 시계 속에서 흐느적거리고,

아스팔트는 발밑에서 검은 파도를 일으킨다.

나는 내 그림자와 서로를 밀어내며 걷다가,

결국 태양 속으로 스며들어 나 자신을 증발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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