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춘화(迎春花)
노란 등불 하나 밝혀 드는 꽃이 있다.
아직 겨울의 숨결이 골목마다 머물고
찬 바람이 마른 가지를 스쳐 지날 때,
얼어붙은 계절의 가장 깊은 자리에서
작고 여린 몸으로 피어나 봄의 문을 두드리는, 영춘화.
맑은 빛은 앙상한 가지 끝마다 조용히 번져
긴 침묵에 잠겨 있던 세상을 서서히 흔들어 깨운다.
작은 꽃송이 하나가 겨울과 봄 사이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계절, 첫 문장을 써 내려간다.
세상을 바꿈은 거대한 함성이 아니라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한 송이 용기다
봄은 오지 않았어도 봄을 믿는 마음은 먼저 온다.
바람 부는 길목에 선 영춘화,
내일을 두려워하기보다 먼저 피어나는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