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은 왜 겨울에 피는가?
겨울의 칼날이 살을 베어내는 밤,
산기슭 얼어붙은 절벽 위에 동백 한 송이 터진다.
마치 어둠 속에서 솟구치는 붉은 피의 분수처럼.
눈 덮인 길 위로 꽃잎이 흩날리면 누군가 오래
숨겨온 상처가 조용히 갈라지는 소리 들린다.
왜 하필 이 혹독한 계절에 피는가.
따뜻한 봄을 기다리지 못해
차디찬 바람 속에서 먼저 울어버리는가.
뿌리 깊은 곳에 스민 붉은 숨결이
얼어붙은 대지를 밀어 올리며
침묵 끝의 절규처럼 피를 토한다.
서리 내린 잎마다 핏빛이 번지고
매서운 바람은 꽃잎을 흔들며
이름 없는 슬픔처럼 울부짖는다.